우리는 지금도 공사중입니다!
얼마전 소천한 Billy Graham 목사님의 묘소근처에는 중국에서 선교사의 딸로 태어나 평양에서 10대를 보낸 그의 아내 Ruth Bell Graham(1920-2007)의 묘(그림)가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묘비에는 “End of construction-Thank you for your patience”(공사끝- 당신의 인내에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믿음이라고 하지요. 믿음이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가며 예수님의 아름다운 성품과 인격을 닮아서 그 분처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은 자연스럽게 되지 않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아프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이란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습이 없다면 가치 있는 것을 얻기 힘듭니다. 연습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해도 이를 악물고 견디고 감당하는 이유는 결국 그 연습이 가져다 주는 영광스러움이 반드시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영광스러움이란 그리스도의 성품을 갖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일을 내가 이곳에서 지금(Here and now) 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연합감리교회 성도들은 성화(sanctification)의 과정을 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연습의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어디에서 내가 무너지고 어디에서 실수를 하고 있는가?’ ‘나의 결점은 무엇인가?’ 등등의 것들입니다. 이런 문제들과 씨름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예수님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통해서 아름다운 인격을 갖춘 그리스도인들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러나 지금도 저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는 건 제가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쩔 때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는 제 자신이 하고 있는 관계여행에 최선을 다하리라고 다시 결심해 봅니다. 지금은 제 주변이 조금 지저분하고 얼른 보기에 못마땅해도 언젠가는 깨끗하게 정돈되어지고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유쾌한 날이 올 것을 기대합니다. 물론 하나님도 많이 기뻐하시겠죠?
저와 여러분은 절대 불량품이 아닙니다. 죽어서 주님 앞에 갈 때까지 우리는 여전히 공사 중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공사중인 삶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믿음을 지킬 수만 있다면 우리를 참아주시고 여전히 풍성하신 사랑과 은혜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